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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강헌 사건, 인질들이 탄원서 작성한 이유…정말 '유전무죄 무전유죄'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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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르기잼 작성일20-11-25 06:59 조회8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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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강헌 사건' 인질들은 왜 직접 법원에 탄원서를 썼을까.

지난 14일 오후 SBS 스페셜 파일럿 프로젝트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3부작 중 1부가 방송됐다.

'지강헌 사건'은 1998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건 중 하나다.

1988년 10월 16일, 88년 서울 올림픽의 흥분이 채가시지 않은 그때 겁에 질린 여성을 인질로 붙잡고 경찰을 향해 요구 사항을 말하던 지강헌의 모습은 TV 를 통해 생중계됐고, 영화 '홀리데이'로도 제작이 됐다.

당시 지강헌이 외친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 SBS 방송화면]

지강헌 일당은 1998년 10월 8일 중부고속도로를 달리선 죄수 호송 버스에 함께 탑승했다.

당시 버스엔 25명이 타고 있었는데, 안성 부근을 지날 때 재소자 중 한 명이 교도관에게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했고, 교도관이 소변통을 건네는 순간 재소자들이 일제히 일어나 난투극을 벌이면서 차량을 점령했다.

이 중 13명은 스스로 감금을 선택했고, 12명은 재소자 카드를 찢어 버리고, 교도관의 옷을 바꿔 입고 권총과 실탄을 챙겨 달아났다.

12명 중 2명은 당일에 검거됐고, 3명 역시 룸살롱에서 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나머지 7명의 죄수들은 서울시 곳곳의 가정집에 들어가 '인질 숙박'을 벌였다.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가정집을 택했던 이들은 2번째 인질 숙박이 성공한 이후, 한 낮에 대학병원 주차장에서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인질로 삼아 그의 집으로 향하는 모험까지 감행했다.

인질은 가족들의 안위를 생각해 탈주범들과 2박 3일 동안 계약 동거를 택했다고 전했다.

인질은 탈주범들과 술도 마셨다.

이때 탈주범들은 어려서부터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았으며 홀대, 냉대를 받으며 힘들게 살았다고 고백했다.

지강헌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도둑질로 생계를 유지하다 차별, 상처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강헌의 죄목은 7차례 걸쳐 현금, 승용차 등 약 556만원을 절도한 것이다.

지강헌은 이 죄목으로 징역 7년에 보호감호 10년 형량을 받았다.

전두환 정부에 만들어진 보호감호제는 재범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징역 후 감호소에 머물게 하는 것으로 징역과 다를 게 없는 제도였다.

자전거 한 대를 훔쳐도 징역 3년에 보호감호 10년을 선고받기도 했고 결국 2004년 이중처벌, 과잉처벌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폐지됐다.

하지만 당시 리틀 전두환으로 불렸던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은 재판부에서 인정한 횡력액만 76억원이었지만 형량은 고작 7년형이었고 3년 정도 살다가 석방이 됐다.

실제로 지강헌은 초등학교만 졸업했고, 이후 도둑질로 생계를 유지했다.

이후 반복된 냉대와 차별로 상처도 많이 받아야 했다.

인질들에게 "난 시인이 꿈"이라고 밝혔던 지강헌은 "난 대한민국 최후의 시인이다. 행복한 거지가 되고 싶었던 낭만적인 염세주의자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비리를 모두 파헤치고 죽을 것"이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가인) 연희궁으로 가려다 경비가 심해 그만뒀다"는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이후 극한의 상황에 몰린 탈주범들은 연이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강헌 역시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들으며 머리에 총을 겨눴지만, 경찰 특공대가 들이닥쳐 지강헌에게 총 2발을 발사했다.

지강헌은 병원으로 이송 후 4시간 만에 사망했다.

탈주범 중 유일한 생존자이자 당시 막내였던 강모 씨는 경찰에 검거됐다.

선고 공판에서 검찰은 15년을 구형했지만, 인질들이 그를 위해 써준 탄원서 덕분에 7년 형만 받았다.

탄원서에는 이들 때문에 겁도 먹고, 그들의 행동을 잊을 순 없었지만 아침밥을 먹고 떠나면서 "잘먹었습니다, 신세 많이 졌습니다"라는 말도 남겼다며, "우리가 떠나면 신고하세요.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또한 정말 미웠지만 미워할 수 없고,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셔서 희망의 빛을 벗 삼아 세상에 좋은 등대지기가 되길 기원한다면서 강 씨가 온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실제로 '지강헌 사건'에서는 5번의 인질극이 있었지만, 단 한명도 희생당하거나 다치지 않았다.

장항준은 "누군가는 얘기하고 싶지 않았을까"라며 "이들의 인생이 가련하다. '밥은 먹었냐'는 말이, 그 어떤 말보다 그들에게 크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인질들의 그런 태도들이 그 다음 집의 재앙을 막았던 것"이라고 했다.

송은이는 "이 사건의 주인공들이 영웅이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런 이야기를 나눈 것은 분명히 의미가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일깨워준 것 같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김여운은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아닌 유전는 유죄, 무죄는 무죄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고, 장성규도 "32년 후에 내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말을 근현대사 역사책에서만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31&aid=0000543214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지금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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